4.3 학살터 '동박곶홈'... 유해발굴 서둘러야
JIBS는 제주 4.3 71주년을 앞두고 4.3의 숨겨진 진실을 추적하고, 앞으로의 과제를 살펴보는 기획 순서를 마련했습니다.
동박곶홈이라고 들어보셨습니까?
동백나무가 있는 구릉이라는 뜻을 가진 이 곳은 사라진 4.3 학살터입니다.
이 동박곶홈이 남긴 비극을 추적해 봤습니다.
김동은 기잡니다.
(리포트)
JIBS 보도로 확인된 공항 밖 4.3 유해 발굴 현장.
당시 성인과 어린이 등 모두 4구의 유해가 수습됐습니다.
이 유해들은 도두동 일대인 일명 돔박곶홈과 연관이 있을 것으로 추정됐습니다.
박근태 고고학연구소 연구실장(지난해 10월30일)
"(동박곶홈에서) 1948년과 49년 지속적으로 수차례 암매장한 사례가 있습니다. 그 당시에 유아, 어린이도 학살했다는 증언이 있기 때문에..."
제주시 도두동의 한 도로 인근입니다.
"여기서 한 50미터쯤 들어가야 해. (50미터 정도요?) 응"
경찰 지서에 끌려온 무고한 마을 주민들이 총살된 학살터, 동박곶홈.
김응빈 할아버지도 이 곳에서 아버지와 어머니를 모두 잃었습니다.
김응빈(81세) 도두동 노인회 분회장
"대략 120에서 130명 가량 죽어 있는데, 여기서 쓰러지니까 기어오다가 죽었어. 다 엎어지고 (살려고) 기어나왔어. 그렇게 죽은 사람이 30~40명 되고..."
동박곶홈은 마을주민들에겐 지금도 공포와 통곡의 지명입니다.
김봉옥(85세) 도두동 주민
"동박곶홈에서 몇 차례 (사람들을)죽였습니다. 우리 오빠도 거기서 총 맞아서 움찔 움직이니까 철창으로 찔러서 죽였습니다"
현재까지 확인된 동박곶홈 희생자는 무려 169명.
4.3 희생자 신고를 토대로 확인된 수치로, 실제 희생자는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됩니다.
김봉옥(85세) / 도두동 주민
"한 열달쯤 된 아기도 있었는데, 엄마가 업고 갔다가 죽었습니다. (그럼 가족이 다 없어진거네요) 네, 전멸했거든요"
도피자 가족으로 지목돼 일가족이 몰살되기도 했습니다.
김은희 제주 4.3 연구소 연구실장
"동박곶홈에서 총살당한 사람들은 나이가 많은 노인이거나 부인이나 자식들...이렇게 활동가라고 볼 수 없는 사람들을 총살한..."
지난 1973년 제주공항 확장 공사로 사라져 지금은 사진 한장 남아있지 않은 동박곶홈.
그 아픔의 기억은 우리에게 제주 4.3의 진실을 알려달라고 호소하고 있습니다.
JIBS 김동은입니다.
-영상취재 윤인수
김동은 기자